2025년 전국 행정심판에서 청구인의 주장이 받아들여진(인용) 비율은 얼마였을까? (인용 ÷ (인용+기각))
행정기관의 처분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청구했다는 뉴스를 접하면, 재판처럼 다투는 일이니 일반화 본능이 작동해 이기고 지는 확률을 어림잡아 반반쯤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심판 대상도 인허가나 영업정지 같은 큰일을 먼저 떠올립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공개한 두 자료를 보면 둘 다 사실과 다릅니다.
받아들여지는 청구는 소수다
2024–2026년 전국 행정심판 처리 현황(월별 누계)을 연도 끝값 기준으로 보면, 인용률(인용 ÷ (인용+기각))은 2024년 6.0%, 2025년 9.0%, 2026년 8월까지 8.0%였습니다. 가장 높았던 2025년에도 청구인 열 명 중 한 명이 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나머지는 기각(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음)이거나 각하(절차 요건이 안 맞아 판단 자체를 하지 않음)입니다.
| 연도 | 접수 | 인용 | 기각 | 각하 | 인용률 |
|---|---|---|---|---|---|
| 2024 | 20,217 | 964 | 15,051 | 3,342 | 6.0% |
| 2025 | 19,616 | 1,436 | 14,559 | 2,988 | 9.0% |
| 2026(1–8월) | 14,767 | 846 | 9,732 | 2,478 | 8.0% |
운전면허가 큰 몫을 차지해 왔다
사건 유형까지 나뉜 전국 통계는 공개돼 있지 않지만, 권익위가 따로 공개한 운전면허 사건(면허 정지·취소, 벌점 등에 대한 불복) 2017–2021년 통계는 그 무게를 짐작하게 합니다. 2017년 한 해에만 19,763건이 처리됐고, 2017–2021년 5년을 더하면 77,700건입니다. 2017년 한 해 운전면허 사건 처리 건수는 그로부터 7년 뒤인 2024년 전국 행정심판 전체 접수 20,217건과 규모가 비슷합니다(차이 2.2%). 운전면허 하나만으로도 오늘날 제도 전체가 받는 것에 맞먹는 청구가 쌓였던 셈입니다. 이 사건들의 인용률도 낮아졌습니다. 2017년 16.8%에서 2021년 7.9%로, 47%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 연도 | 처리 | 인용 | 기각 | 각하 | 인용률 |
|---|---|---|---|---|---|
| 2017 | 19,763 | 3,276 | 16,228 | 259 | 16.8% |
| 2018 | 18,460 | 3,165 | 15,081 | 214 | 17.3% |
| 2019 | 12,779 | 1,230 | 11,406 | 143 | 9.7% |
| 2020 | 14,508 | 1,099 | 13,182 | 227 | 7.7% |
| 2021 | 12,190 | 941 | 11,026 | 223 | 7.9% |
그래도 남는 문제
두 통계는 만나는 해가 없습니다. 운전면허 사건은 2021년 이후 숫자가 공개되지 않아 최근에도 이만한 비중인지는 이 자료로 알 수 없고, 전국 통계는 2024년부터만 사건 유형 구분 없이 공개됩니다. 2017년과 2024년을 나란히 놓은 규모 비교는 같은 해의 몫(%)이 아니라 서로 다른 해의 총량을 견준 것입니다. 인용률도 기각과 인용만 견준 값이라 각하(형식 요건 미비)를 포함하면 청구인이 원하는 결과를 얻는 비율은 더 낮습니다. 또한 이 통계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 등 권익위 소관 처리분이며, 조세심판원·소청심사위원회처럼 다른 특별행정심판 기관은 포함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행정심판을 청구하는 사람들은 재산이나 인허가를 둘러싼 특별한 다툼이 아니라 면허가 취소되거나 정지된 보통 사람들이 큰 몫을 차지해 온 것으로 보이고, 청구가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최근 3년 모두 열에 한 명이 되지 않았습니다. 행정심판을 "웬만하면 되는 절차"로 뭉뚱그리기보다, 인용률이 낮은 제도라는 전제 위에서 청구 여부를 판단할 근거가 필요합니다.
지켜볼 숫자
이 자료는 인용과 기각만 견준 비율이라 나아졌다거나 나빠졌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지켜볼 숫자는 온전한 두 해의 인용률 2024년 6.0%와 2025년 9.0%, 그리고 분모에서 빠진 2025년 각하 2,988건입니다.
읽을 때 주의할 점
- 인용률은 (인용) ÷ (인용+기각)으로 계산했다. 국민권익위원회 공개 자료의 '인용율' 항목과 같은 정의이며, 절차 요건이 안 맞아 판단하지 않은 각하와 청구인이 스스로 취하하거나 다른 기관으로 옮겨진 취하이송은 분모에서 뺐다. 각하까지 분모에 포함하면 비율은 더 낮아진다.
- 전국 통계(3069761)는 2024년 1월부터 월별로 누적되고 해가 바뀌면 0부터 다시 쌓인다. 이 글의 연도별 숫자는 각 해의 마지막으로 공개된 달(예: 2026년은 8월)까지의 누계다. 2026년은 아직 진행 중인 해다.
- 운전면허 사건 통계(15107899)는 2017–2021년 5개년치로 공개된 뒤 갱신되지 않은 정적 자료다. 2021년 이후 운전면허 사건이 늘었는지 줄었는지는 이 자료로 알 수 없다.
- 두 통계는 조사 대상 기관 범위가 같지 않을 수 있고 사건 유형 구분 기준도 다르다. 전국 통계에는 유형별 세부 구분이 없어, 운전면허 사건이 최근에도 전체에서 차지하는 몫(%)은 계산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