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국민이 정부에 낸 제안은 7.9만 건이었다. 그 가운데 채택된 것은 몇 %일까?
국민신문고에 제안을 올려 본 사람은 "넣어도 답이 없다", "어차피 묻힌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1 채택률 9.7%라는 숫자는 그 말을 확인해 주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비율 하나만 보고 판단하면 몇 건이 채택되는지, 그 비율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는지를 놓칩니다. 비교할 대상을 두지 않고 숫자 하나를 크다·작다 판단하는 습관, 로슬링이 말한 크기 본능입니다. 위 제안함은 행정안전부 통계연보의 제안을 쪽지 1장 = 500건으로 넣고, 채택된 몫을 금빛 쪽지로 꺼낸 것입니다.
10건 중 1건, 하루 21건
2025년 국민제안은 79,043건 접수돼 7,641건이 채택됐습니다. 채택률 9.7%, 10건 중 9건은 채택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2 그러나 건수로는 하루 21건꼴입니다. 2013년에는 110,444건이 들어와 3,023건(2.7%)이 채택됐습니다. 그사이 접수는 28% 줄었는데 채택은 2.5배로 늘었고, 채택률은 3.5배가 됐습니다. 접수가 가장 많았던 2010년(154,168건)의 채택률은 2.1%였습니다. 제안이 많다고 채택이 많은 것은 아닙니다.
| 해 | 국민제안 접수 | 채택 | 채택률 | 공무원제안 접수 | 채택 | 채택률 |
|---|---|---|---|---|---|---|
| 2005 | 6,094 | 390 | 6.4% | 19,162 | 479 | 2.5% |
| 2010 | 154,168 | 3,209 | 2.1% | 99,112 | 4,578 | 4.6% |
| 2013 | 110,444 | 3,023 | 2.7% | 41,464 | 4,806 | 11.6% |
| 2016 | 87,643 | 4,881 | 5.6% | 38,798 | 5,132 | 13.2% |
| 2019 | 73,733 | 4,810 | 6.5% | 18,326 | 3,220 | 17.6% |
| 2022 | 66,672 | 5,356 | 8.0% | 12,016 | 1,994 | 16.6% |
| 2023 | 70,653 | 6,326 | 9.0% | 17,177 | 2,409 | 14.0% |
| 2024 | 78,219 | 8,342 | 10.7% | 16,700 | 2,281 | 13.7% |
| 2025 | 79,043 | 7,641 | 9.7% | 14,724 | 2,260 | 15.3% |
공무원 제안과 견주면
공무원이 낸 제안은 2025년 14,724건 가운데 2,260건(15.3%)이 채택됐습니다. 비율은 국민제안보다 높지만, 채택된 건수는 국민제안이 3.4배 많습니다. 공무원 제안 접수는 2009년 172,378건에서 91% 줄었습니다. 비율로는 공무원 제안이, 건수로는 국민 제안이 앞섭니다.3
그래도 남는 문제
채택은 끝이 아닙니다.4 통계연보는 채택까지만 셉니다. 채택된 제안이 실제로 시행됐는지, 시행 뒤 무엇이 달라졌는지는 이 자료에 없습니다. 기관을 넘어 중앙우수제안으로 뽑힌 국민제안은 2025년 26건입니다. 접수 창구의 숫자도 서로 다릅니다. 국민신문고에 '제안'으로 들어온 국민제안은 2025년 137,714건으로, 통계연보가 세는 국민제안 접수(79,043건)보다 많습니다. 두 통계는 집계 기준이 달라, 신문고에 올린 제안이 어디서 빠지는지는 이 자료로 알 수 없습니다. 제안한 사람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통계, 곧 채택 뒤 시행률이 함께 공개돼야 "묻힌다"는 말에 제대로 답할 수 있습니다.5
그래서
"국민 제안은 대부분 묻힌다"는 비율로는 맞고, 건수와 방향으로는 틀립니다. 한 해 7,641건이 채택되고, 채택률은 2013년의 3.5배입니다. 제안 제도를 평가할 때는 채택률 하나가 아니라 채택된 건수, 그 추세, 그리고 시행까지 이어졌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좋아지려면
채택된 제안이 시행까지 이어졌는지는 이 자료에 없고, 채택률도 2024년 10.7%에서 2025년 9.7%로 내려갔습니다. 다만 채택 건수는 2013년 3,023건에서 2025년 7,641건으로 늘어, 받아들여지는 제안이 많아진 것은 같은 자료에서 확인됩니다.
읽을 때 주의할 점
- 채택은 제안을 받은 기관이 채택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실제 시행 여부는 이 통계에 없다.
- 공무원 제안의 채택 건수는 2004년부터 적혀 있다. 그 전 해의 0은 채택이 없었다는 뜻이 아니라 기록이 없다는 뜻으로 보고 쓰지 않았다.
- 통계연보의 국민제안 접수와 국민신문고의 제안 접수(2014–2025)는 집계 기준이 다르다. 2025년 통계연보 접수는 국민신문고 접수의 57%다.
- 쪽지 1장 = 제안 500건이다. 500건이 안 되는 끝자리는 옅은 쪽지로 그렸다.
엮은 공공데이터
| 목록키 | 데이터 | 기관 | 기간 |
|---|---|---|---|
| 15107470 | 행정안전부_통계연보_국민 제안 (API) | 행정안전부 | 2001–2025 |
| 15107472 | 행정안전부_통계연보_공무원 제안 (API) | 행정안전부 | 1981–2025 |
| 15128060 | 국민신문고 제안 접수현황 | 국민권익위원회 | 2014–2025 |
주석
-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행정절차법 제52조의2(국민제안의 처리) (2023). ↩
-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신문고 이용안내 - 국민제안 (2026). ↩
-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공무원 제안 규정 제2조(정의) (2025). ↩
-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국민 제안 규정 제22조(관리기간) (2025). ↩
- OECD, Recommendation of the Council on Open Government (OECD/LEGAL/0438) (2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