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계속 쌓여 숲이 울창해지는 동안, 산림지가 그해에 빨아들이는 탄소(연간 순흡수량)는 어떻게 됐을까?
드론이나 항공사진으로 본 우리 산은 해가 갈수록 짙어 보입니다. 나무가 쌓이니 탄소를 빨아들이는 속도도 계속 빨라질 것이라 여기기 쉽습니다. 저금통 잔액이 느는 것과 이번 달에 얼마를 새로 넣었는지는 다른 질문인데도, 두 선을 하나의 곧은 화살표로 묶어버리는 직선 본능입니다. 위 그림은 숲의 저금통입니다. 유리병 속 눈금은 해마다 잰 나무 부피(임목축적, 1972–2020년)이고, 병 옆에 놓는 동전의 크기는 그해에 새로 흡수한 탄소량입니다.
병 속 눈금은 반세기 동안 계속 올라간다
산림청·한국임업진흥원의 임업통계로 보면, 임목축적은 1972년 72.7백만㎥에서 2020년 1,040.4백만㎥로 14.3배가 됐습니다. 1990년만 기준으로 봐도 2020년까지 4.2배입니다. 1972–2020년 조사에서 임목축적이 전년보다 줄어든 해는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산림 면적은 오히려 조금씩 줄었는데도 ha당 쌓인 나무는 늘었습니다.
그런데 동전은 2008년부터 작아졌다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에서 산림지 부문의 연간 순흡수량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2008년 61.5백만tCO₂eq로 가장 높았던 뒤, 2023년에는 41.0백만tCO₂eq까지 33.3% 줄었습니다. 나무 부피가 반세기 내내 느는 동안 그해에 새로 빨아들이는 양은 정점 뒤 15년 사이 오르내리면서도 줄었습니다. 저금통은 계속 차오르지만, 최근 넣는 동전은 예전보다 작습니다.1
| 연도 | 임목축적(백만㎥) | ha당(㎥) | 그해 순흡수(백만tCO₂eq) |
|---|---|---|---|
| 1990 | 248.4 | 38.4 | 38.2 |
| 1995 | 308.8 | 47.9 | 33.1 |
| 2000 | 407.6 | 63.5 | 60.5 |
| 2005 | 506.4 | 79.2 | 57.6 |
| 2010 | 800.0 | 125.6 | 58.8 |
| 2015 | 924.8 | 146.0 | 48.5 |
| 2020 | 1,040.4 | 165.2 | 40.2 |
다만 이 증가가 다 '자람'은 아니다
매년 값을 보면 증가 폭이 고르지 않습니다. 2006년 525.8백만㎥에서 2007년 624.4백만㎥로 한 해 만에 18.7%, 2009년에서 2010년 사이에도 14.8% 뛰었습니다. 나무가 실제로 한 해 만에 그만큼 자라기는 어렵습니다. 1990–2020년 전체 증가분의 25.5%가 이 두 해에 몰려 있어, 조사 방법이나 표본이 바뀌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2 이 두 해를 비켜서 1996–2006년과 2010–2020년, 온전히 두 '보통' 10년만 비교하면 연평균 증가율은 5.0%에서 2.7%로 낮아졌습니다 — 급증한 두 해를 빼고 봐도 최근 증가율 자체는 낮아진 셈입니다.
그래도 남는 문제
흡수량이 줄었다고 숲이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미 쌓인 나무와 토양, 그 안에 사는 생물, 물을 가두는 기능은 한 해 흡수량 하나로 대표되지 않습니다. 벌채·산불·병해충처럼 흡수량을 갉아먹는 다른 요인도 이 두 통계만으로는 가려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숲을 평가할 때는 '얼마나 쌓였는가'(저량)와 '올해 얼마나 흡수했는가'(유량)를 나란히 물어야 합니다.3 늘어난 저량과 줄어든 유량은 같은 숲에서 동시에 참일 수 있고, 지금 한국의 산림이 그렇습니다.
좋아지려면
산림지의 연간 순흡수량은 2008년 61.5백만tCO₂eq에서 2023년 41.0백만tCO₂eq로 줄었습니다. 다만 조사에서 나무 부피인 임목축적은 1972년부터 2020년까지 전년보다 줄어든 해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읽을 때 주의할 점
- 임목축적·산림면적은 KOSIS 임업통계(136/DT_136001_9641)의 1972–2020년 연간 조사치다. 이 표는 연도를 기간(period)이 아니라 항목(분류) 코드로 담고 있어, 다른 KOSIS 연도별 표와는 호출 방식이 다르다.
- 2007년과 2010년의 급증(각 18.7%, 14.8%)은 국가산림자원조사 방식이 바뀐 시기와 겹친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 통계 원표 자체에는 그 변경 이력이 적혀 있지 않아 이 글에서 단정하지는 않는다.
- 산림지 순흡수량은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의 LULUCF 중 'A 산림지' 항목이다. 순배출량(음수)의 부호를 뒤집어 흡수량으로 읽었다. 탄소 무게(CO₂ 환산량)이며 나무의 부피(㎥)와는 단위가 다르다 — 이 글은 두 지표를 같은 축에 놓고 비교하지 않았다.
- 임목축적 증가와 순흡수량 감소를 이 두 통계만으로 인과관계로 연결할 수 없다. 산림 나이 구조는 흔히 언급되는 설명이지만, 이 글이 쓴 원자료에는 연령별 통계가 없어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
엮은 공공데이터
| 목록키 | 데이터 | 기관 | 기간 |
|---|---|---|---|
| KOSIS 136/DT_136001_9641 | 연도별 임상별 산림면적 및 임목축적 | 산림청·한국임업진흥원(KOSIS 임업통계) | 1972–2020 |
| 15049589 |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배출량 (A 산림지) |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 1990–2023 |
주석
- Greenhouse Gas Inventory and Research Center of Korea (GIR), 2024 National Inventory Document of the Republic of Korea (2024). ↩
- 한국기후변화학회, 국가 온실가스 통계 산정을 위한 임목축적 재계산 (이선정 외, 한국기후변화학회지 7(4):485-492) (2016). ↩
-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 2006 IPCC Guidelines for National Greenhouse Gas Inventories, Volume 4, Chapter 2: Generic Methodologies Applicable to Multiple Land-Use Categories (2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