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한국전력이 판매한 전력량 중 가정에서 쓴 몫은 얼마쯤일까?
집에 있으면 온갖 가전이 눈에 밟힙니다. 냉장고는 쉬지 않고 돌고, 에어컨은 여름마다 전기요금 고지서를 걱정하게 만듭니다. 내가 매일 보는 전기 사용이 나라 전체에서도 가장 큰 몫일 거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의 크기를 실제 비중으로 착각하는 크기 본능입니다. 한국전력 판매전력량 통계로 보면 2025년 가정용은 전체의 15.6%입니다. 위 그림은 전선 다발을 자른 단면입니다. 굵기가 판매전력량 비중이고, 가정용(구리색) 가닥은 여럿 중 하나일 뿐입니다.
정말 작은 가닥이다
2025년 판매전력량을 용도별로 나누면 다음과 같습니다. 제조업 한 항목만으로도 가정용의 여러 배이고, 광업까지 더한 '산업'은 가정용의 2.9배인 45.9%입니다. 가정용을 뺀 나머지, 즉 산업·서비스업·공공·농림어업을 모두 더하면 84.4%가 됩니다.
| 용도 | 2025년 비중 |
|---|---|
| 제조업 | 45.6% |
| 서비스업·기타 | 29.9% |
| 가정용 | 15.6% |
| 공공용 | 5.1% |
| 농림어업 | 3.5% |
| 광업 | 0.3% |
그런데 곧은 내리막도 아니었다
가정용 비중이 늘 지금 같았던 것은 아닙니다. 2000년 15.5%에서 꾸준히 줄어 2014년 13.1%까지 내려갔다가, 그 뒤 다시 올라 2025년 15.6%가 됐습니다. 11년 사이 2.5%포인트 오른 것으로, 통계가 시작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2004년과 같은 값)입니다. 재택근무, 가전 보급, 냉난방의 전기화가 겹친 결과로 보이지만 이 통계만으로 원인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남는 문제: 여름 낮의 무게중심은 다르다
2025년 달마다의 판매량을 보면 이야기가 또 달라집니다. 제조업은 가장 바쁜 달과 한가한 달의 차이가 1.12배로 한 해 내내 거의 일정합니다. 반면 가정용은 1.73배로 계절을 훨씬 크게 탑니다. 전체 수요가 가장 높은 달과 가장 낮은 달의 차이(10,900GWh) 가운데 가정용이 메우는 몫은 39.4%로, 가정용의 한 해 평균 비중(15.6%)보다 훨씬 큽니다. 평소에는 작은 가닥이 가장 더운 순간에는 전체 수요를 밀어 올리는 힘이 세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정용 전기는 전체로 보면 작은 몫이고, 산업이 훨씬 큽니다. 그러나 그 작은 몫이 최근 다시 커지고 있고, 여름 한낮처럼 전력망이 가장 빠듯한 순간에는 유난히 크게 흔들립니다. "집이 크다"는 틀렸지만 "집은 무시해도 된다"도 틀립니다.
지켜볼 숫자
이 장의 숫자에서 희망을 말할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지켜볼 숫자는 가정용 비중 15.6%와, 전체 수요가 가장 높은 달과 낮은 달의 차이 가운데 가정용이 메우는 몫 39.4%입니다.
읽을 때 주의할 점
- 용도별 분류는 한국전력의 현재(2000년대 이후) 계약종별 분류를 한국전력통계가 다시 묶은 것으로, 주택용·일반용처럼 더 오래된 계약종별 분류와는 경계가 다르다. 1999년 이전 자료는 분류 체계가 달라 이어 붙이지 않았다.
- 판매전력량은 한국전력이 실제로 판매한 전력만 센다. 자가용 발전이나 옥상 태양광으로 직접 쓰고 계통에 잡히지 않는 전력은 들어 있지 않다.
- 월별 수치는 2025년 값이다. 가구 수나 세대당 사용량은 이번 글에서 따로 계산하지 않았다 — 한국전력통계에서 가정용 고객호수를 이 판매량과 같은 방식으로 이어 주는 시계열을 찾지 못했다.
- '산업'은 이 글에서 제조업과 광업을 더한 값이다. 한국전력통계 원표의 공식 용도 구분은 아니며, 설명의 편의를 위해 묶었다.
- 전국 평균 뒤에는 큰 지역차가 있다. 2025년 시도별로 보면 산업이 적은 서울은 가정용 비중이 30.4%까지 올라가지만, 중화학공업이 몰린 울산은 5.9%에 그친다. 이 글의 다른 숫자는 모두 전국 합계다.
엮은 공공데이터
| 목록키 | 데이터 | 기관 | 기간 |
|---|---|---|---|
| KOSIS 310/DT_31002N_A004 | 용도별 판매전력량 추이 | 한국전력공사(한국전력통계) | 2000–2025 |
| KOSIS 310/DT_31002_A006 | 행정구역별 용도별 판매전력량 | 한국전력공사(한국전력통계) | 2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