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하지 않아도 먼저 챙기려면 — 정부24 서비스 9,934건을 다 세어 보니
내가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왜 저절로 알려주지 못하나. 데이터·법·위탁 세 축으로 전수 분석하면 지금 9%가 69%, 법 한 조항을 더하면 78%까지 간다.
“내가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아도 저절로 알려주는 게 왜 안 되나.” 이 질문에 숫자로 답하려고 정부24에 등록된 공공서비스를 전부 셌습니다. 10,949건 중 법인·단체·시설 대상을 빼면 개인과 가구가 받는 서비스가 9,934건입니다. 이 글의 모든 비율은 이 9,934건이 분모입니다.
지금: 10건 중 1건
정부24 신청방법 칸에 ‘신청불필요’로 적힌 서비스가 845건, 9%입니다. 명절 위문금, 의료급여 수급자 건강검진, 시민안전보험 같은 것들입니다. 그중 자격을 정부가 가진 데이터로 가를 수 있어 ‘먼저 챙김’으로 인정할 만한 것은 600건, 6%입니다. 나머지는 심사형이거나 조건이 데이터로 안 가려지는데도 그렇게 적혀 있습니다.
중앙부처 서비스는 2%, 시·군·구는 7%, 교육청은 29%가 신청 없이 나갑니다. 교육청이 높은 이유는 하나입니다. 학적이라는 데이터를 자기가 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왜 안 되나: 데이터가 없어서가 아니다
서비스마다 지원대상과 선정기준을 “나이 65세 이상이고 기초수급자이며 관내 거주”처럼 조건의 조합으로 옮긴 뒤, 조건 하나하나가 어느 등록부에 있는지를 붙였습니다. 그리고 그 등록부가 행정정보공동이용 목록(2026년 10월 현행 42기관 212종)과 비대면 자격확인서비스(수급·차상위·한부모·장애·보훈·다자녀·세대주·임산부·고용보험·농어업경영체 등 32종의 실시간 사실 확인)에 있는지 대조했습니다.
결과는 예상과 달랐습니다. 자격을 가르는 데 필요한 사실의 대부분은 이미 공유 가능한 서류에 들어 있습니다. 서비스 59%는 지금 있는 사실 확인 API와 기관 자체 대장만으로 자격이 끝납니다. 시·군·구만 보면 69%입니다. 남는 공백은 넷입니다. 재학(공동이용 목록에 졸업증명서만 있고 재학증명서가 없습니다), 임신 확인과 진단서, 소득인정액(행복e음 조사 밖에서는 산정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청소년·범죄피해 같은 소수의 미등재 사실입니다.
구조적인 발견이 둘 있습니다. 첫째, 공동이용 목록은 ‘서류’ 단위입니다. 재학 사실이 안 열린 건 우연이 아니라 NEIS의 재학을 서류로 안 열었기 때문입니다. 둘째, 공동이용은 민원인의 사전동의를 전제로 열람합니다. 신청이 곧 동의 시점이라, “신청 없이 먼저 챙김”은 공동이용 체계만으로는 안 됩니다. 신청주의의 뿌리는 데이터 부재가 아니라 동의 체계입니다.
세 방법
1. 데이터 공유. 있는 것을 잇는 일입니다. 정부24 서비스 중 공동이용 사무로 등록된 것은 18%뿐이고, 등록된 것도 549건은 주민등록등초본만 끌어옵니다. 국가유공자확인서가 목록에 있는데 보훈 수당 사무가 그걸 안 잇는 경우가 227건입니다. 공유 목록을 고시로 조금 넓히면(소득금액·건보료·재산세·공시가격, 주택 소유 현황) 8%가 더 열립니다.
2. 하위법령과 조례. 정부24가 인용한 법률 조문 1,418개를 법제처 현행본으로 읽었습니다. 1,007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 지원할 수 있다”는 책무·근거 조항이고, 신청을 법률이 직접 요구하는 조문은 104개입니다. 신청 절차는 거의 다 시행규칙 서식, 고시, 조례에 있습니다. 서비스의 42%는 조례만 근거이고 29%는 법률에 신청 조항이 없습니다. 합치면 84%는 법률을 건드리지 않고 절차를 바꿀 수 있습니다.
3. 위임·위탁. 위임·위탁은 법적 신청 요건을 없애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데이터 쪽에는 우회로가 됩니다. 막힌 서비스 2,106건 중 568건은 그 사실을 이미 가진 기관이 따로 있습니다. 학생 대상 지자체 서비스 350건(입학준비금·교복비·학습비)은 학교와 교육청이 재학을 확인하면 재학 API를 새로 만들지 않아도 같은 효과입니다.
로드맵: 9% → 69% → 78%
세 방법을 서비스마다 겹쳐 세면 법률 개정 없이 6,874건, 69%가 신청 없이 자격을 가릴 수 있게 됩니다. 조회수로 가중하면 48%입니다. 많이 찾는 중앙 대형 서비스가 심사형과 법률 신청 조항에 몰려 있어서입니다.
법률에 신청 조항이 있는 서비스는 895건, 9%입니다. 86개 법률이 걸립니다. 장애인복지법 제50조의2,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21조, 한부모가족지원법 제11조, 국가유공자법 제14조의2, 초·중등교육법 제60조의6, 영유아보육법 제34조의4, 조세특례제한법 제100조의6 같은 조문입니다. 86개를 하나씩 고칠 일은 아닙니다. 국가유공자법 제14조의5(생활조정수당 신청의 촉진), 영유아보육법 제34조의7(신청 관련 정보의 고지), 사회보장급여법 제5조(지원대상자 발굴)처럼 ‘먼저 알려주기’는 이미 몇 군데 법에 있습니다. 이걸 사회보장기본법에 “직권 확인·안내, 동의 시 신청 간주” 통칙 한 조항으로 일반화하면 됩니다. 그러면 78%입니다.
나머지 22%는 신청이 맞습니다. 공모·심사·선발형 11%(국민내일배움카드, 국민취업지원, 장학생 선발)는 제도가 신청을 전제로 설계된 것이고, 재량 문구 8%는 데이터 이전에 문구부터 고쳐야 하며, 의료·금융 민감 데이터 3%는 별도의 법적 근거가 필요합니다.
딱 몇 개만
- 사실 API 5종(주민등록·농업경영체·수급·장애·보훈)을 신청 화면에 붙이면 전체 49%, 기초 60%의 자격이 끝납니다. 새 데이터는 0입니다.
- 사실 2개 신설(NEIS 재학, 행복e음 소득인정액)로 판정 가능이 59%에서 65%로, 조회수 가중으로는 37%에서 46%로 뜁니다.
- 표준 서비스 템플릿 12종(주민안전보험 164곳, 시설 이용요금 감면 196, 저소득 건보료 지원 68…)이 831건입니다. 지자체가 쓰는 표준사무 템플릿 12건의 서류 목록만 고치면 수십에서 백 곳이 한 번에 바뀝니다.
- 안 받는 서류 3종: 구비서류 26,823줄을 분류하니 등초본·통장사본·신분증이 줄의 32%입니다. 통장사본은 공동이용의 입금계좌확인정보로, 신분증은 전자 본인확인으로 대체됩니다.
- 판정 모듈 20개: 판정 가능 서비스 8,037건이 보유처 조합 639개로 모이고, 상위 20개 조합이 69%를 덮습니다.
- 표준조례 5종(청년·보훈·저소득·농업·출산)이 약 750건의 근거입니다. 여기에 “직권 확인·안내” 한 조항.
- 기관 100곳: 651기관 중 상위 100곳이 서비스의 52%입니다.
- 법률 통칙 1개조: 위의 사회보장기본법 조항.
넛지 보드
이 분석은 사이트로도 돌아갑니다. 기관 652곳을 극복률(먼저 챙길 수 있는 것 중 실제로 그렇게 하는 비율)로 줄 세우고, 같은 서비스를 어떤 기관은 신청 없이 주고 어떤 기관은 방문 신청으로 받는지 리그표로 보여주며, 기관마다 “지금 바로 올릴 수 있는 서비스, 자격확인 API로 끝나는 것, 아직 서류로 받는 것, 이을 서류”를 적은 레터를 만듭니다. 먼저 챙김 순위표와 한 장 그림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한계
‘극복’은 자격을 국민에게 묻지 않고 가를 수 있고 법이 허용한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먼저 안내가 나가려면 공동이용 사무 등록, 자격확인 API 연계 구축, 동의·직권 발굴 운영이 따로 돌아야 합니다. 그건 법도 데이터도 아닌 일입니다.
자격 판정은 서비스 본문을 LLM이 규칙으로 옮긴 것입니다. 중앙·세종 표본 재검에서 오류 9%, 시·군·구는 미검수입니다. 법률 판정은 조문 제목 기준이라 신청 조항이 다른 법에 있거나 제목에 ‘신청’이 없으면 놓칩니다. 시행령·시행규칙·조례 본문은 전수 조회하지 않았습니다. 조회수는 정부24 상세 페이지 조회로, 신청 건수나 예산이 아니라 관심의 대리 지표입니다. 그리고 “그래서 몇 명이 못 받고 있나”는 아직 모릅니다. 자격자를 소득·재산 분포로 독립 추정하는 일이 다음 숙제입니다.